책 리뷰

[책리뷰]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정재영]

한도바 2021. 10. 7. 10:02

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대한민국 최고의 MC를 꼽으라면 단연 유재석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왜 그럴까?

 

사실 나에게 유재석은 신동엽처럼 재간둥이 이미지도 아니고, 강호동처럼 화끈하지도 않고, 이경규처럼 옆집 아저씨 느낌도 아닌 그냥 평범한 이미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확실한 건 유재석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다.

 

그것을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너무나도 평범하기에, 그 평범함 속에 수많은 노력이 있는 것을 알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MC 자리를 이어가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유재석을 최고 MC로 만들었는지 확인해보려 한다.


[줄 거 리]

(내가 주의깊게 본 1장과 2장의 내용을 소개한다.)

 

작가는 호감을 받는 사람들의 비결은 외모나 높은 지위에서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랬다면 유재석의 전성시대는 올 수 없었다.

 

유재석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유재석은 현재의 기준으로 원빈, 장동건, 차은우 등과 묶여서 미남이라 불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유재석은 경청의 전문가이다. 그처럼 따뜻하게 공감하고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찾기 힘들다.

 

또한 그는 고급스러운 언어 기술도 갖고 있다. 그는 함축, 대조, 비유에 능하다.

 

그리고 유재석은 무턱대고 겸손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그는 당당하다. 겸손하지만 자신을 밑바닥까지 낮추지도 않는다. 자신을 언제나 떳떳하게 보호할 줄 안다.

 

나열하다 보니 유재석에게 보내는 찬사 같지만 이 책의 목표는 이것이 아니다.

 

이 책의 목표는 말투 때문에 고민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1장 누구와도 말이 잘 통하는 비결, 이해와 공감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한다.

 

사람은 모두 비슷하며 공통 주제가 넘쳐난다. 그중 하나를 골라서 말해주기만 해도 상대는 나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느끼게 된다.

 

유재석은 실제 대화에서 이를 정확하게 적용한다.

 

아래는 <유퀴즈온더블럭>에서 나온 내용이다.

 

(회사원은 자신이 노안이 시작되어 신문을 읽을 때 안경을 벗는데 유재석은 어떠냐고 물어보았고 유재석은 아직 노안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다.)

 

회사원: 신문을 아직도 페이퍼로 보세요?
유재석: 예
회사원: (손으로 안경을 들어올리고) 이렇게 보세요?
유재석: 아뇨, 그냥(손으로 가상의 신문을 넘기며) 이렇게 봐요
회사원: 보이세요? 요즘 제가 제일 힘든 게...(노안이에요).

이다음에 유재석은 뭐라고 했을까?

 

(1) 아... 저는 아직 노안이 안 왔어요.

(2) 아... 저도 곧 오겠죠.

 

(1)은 '당신은 벌써 노안인가요? 나는 아니에요.'라는 의미이다. 차이를 강조하는 말이다.

반면 (2)는 공통점을 강조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동갑인 나도 당신처럼 곧 노안이 오겠죠'라는 뜻으로 동질감을 표현한다.

 

유재석은 (2)라고 말했으며, 이렇게 은근슬쩍 동질성을 암시하는 것이 유재석의 빼어난 대화기술이다.

 

나를 보호하면서 말하려면

2장. 나를 보호하면서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사과하는 것일까? 어떻게 사과하는 사람이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엎드려서 사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언제나 말실수를 할 수 있다. 유재석 또한 가끔은 이런 실수를 한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드라마 작가 김은희가 출연했을 때이며, 글이 잘 써지지 않아 힘들다는 그녀에게 유재석은 돌연 자신이 돕겠다고 나섰다.

 

유재석: 작가님이 일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입니까?
김은희: 안 될 때죠. 생각이 안 날 때... 지금도 너무 막힌 상태입니다.
유재석: (진지하게) 저희가 도움을 좀 드릴까요?
김은희: (어떻게? 하는 의아한 표정을 겨우 지우고) 아, 감사합니다.
유재석: (상황을 파악하고 쑥스럽게 웃으며) 각자 일 하죠, 뭐. 각자 다 힘든 거니까.

유재석은 어떻게 도와주려 했던 것일까?

 

사실은 방법이 없다. 돕겠다는 제안은 빈말이자 무의미한 소리이다.

 

오히려 상대방이 당황하고 흔들렸다. 

 

'이 사람이 대체 뭘 어떻게 돕겠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유재석 본인도 문제를 깨닫고는 후다닥 정리를 해버리는데, 그 마무리가 절묘하다.

 

'각자 일 하죠, 뭐. 각자 다 힘든 거니까...'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철회하겠다는 절묘한 표현이다.

 

'허언으로 당황하게 만들어 죄송합니다.'가 아닌 '당신처럼 나도 힘드니까 각자 자기 일을 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돕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투다. 이렇게 씩씩하고 당당하게 사과하니 어색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모두가 유쾌하게 웃었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사과할 수 있다.

 

"날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우리 모두 바빠서 정신이 없잖아요."

"내 요리가 엉망이 되었네. 맛이 이상하지? 그래도 초보니까 귀엽게 봐줘."

 

모두가 이해하는 상황이 있다. 바쁘면 소홀해지고 어느 분야든 초보는 실수하기 마련이다.

본문 내용

 


[느 낀 점]

 

정말 미묘한 차이이다. 이 책을 보면서 한마디 때문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잘못 전달되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돌이켜 보면 말을 내뱉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내 말은 그게 아닌데...'

 

상대방은 공감을 원한 것인데, 나는 바쁘고 귀찮아서 무성의하게 말해놓고 후회한 적도 있었고,

 

상대방이 상처 받을까 봐 내가 먼저 겁을 먹고 정확한 전달을 하지 않고 애매하게 말을 하여 결국은 상대방이 더 큰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다.

 

어떨 때는 대화 주제를 너무 이끌어 가고 싶어하여 나 혼자만 말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어떨때는 대화에 끼지 못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두 가지 키워드를 간직하고 싶다.

 

'공감', '보호'

 

타인을 진심으로 공감하여 호감을 주고,

 

자신을 적당히 보호하여 상처 받지 않는 것이 내가 유재석처럼 말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이다.